천왕문 앞
일주문에서 천왕문 사이, 길을 따라 이어진 조명들이 은은하게 발걸음을 이끈다.
불빛 하나하나가 스쳐간 감정처럼 다가온다.
이마다 속도가 다르지만, 그 길 위의 감정은 모두에게 조용히 남는다.
천왕문 내부
뷰파인더를 통해 사천왕과 마주할 때, 그 강렬한 시선은 나를 단죄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깨우고, 일으켜 세우는 듯하다.
부정이 아닌 자각의 순간. 그 앞에 선 나는 스스로의 불성을 바라본다.
극락보전 반야용선도 벽화
극락은 멀리 있는 세계가 아니라,
내가 나를 받아들이는 그 순간을 미디어아트를 표현하였다.
불이문 앞
낮엔 조용히 피어 있던 국화가, 밤이 되자 빛에 실려 그 고유의 결을 드러낸다.
꽃잎 하나하나에 스민 계절, 고요히 쌓인 시간, 흔들림 없는 마음까지.
그 결은 말 없이 흐르고, 바라보는 이의 마음 속에서도 하나의 결을 만들어낸다.
불이문
앞서 지나온 수행의 길, 만남과 헤어짐, 깨달음과 망설임의 순간들이 이곳에서 겹친다.
불이문은 둘이 아닌 하나를 뜻하며, 나와 너, 세속과 수행이 분리되지 않음을 상징한다.
이 문 앞에서 모든 인연은 공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