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산문
조용히 켜지는 조명 아래, 커다란 산문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비추어지며 이 여정의 시작을 알린다.
낯선 이들과 함께 걷는 그 첫걸음, 아직 서로를 모르는 사이지만 이미 인연은 시작되었다.
무풍한송로 입구 경계석
바람처럼 스쳐가는 빛, 그리고 그 곁을 지나치는 발걸음.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걷지만, 그 순간 이미 인연은 조용히 자리를 틀고 있다.
지나침은 끝이 아니라, 인과의 첫 마디다.
무풍한송로1
길게 이어진 글자 구조물 뒤에서 쏟아지는 빛.
바닥에는 글자들이 새겨지고, 그 위를 걷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겹친다.
어떤 말은 누군가에겐 스쳐 지나가지만, 누군가에겐 오래 머무는 울림이 된다.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내딛는 걸음 하나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다.
무풍한송로2
어둠 속 숲, 나무 사이에 반딧불처럼 퍼져 있는 조명.
작고 부드러운 빛들이 누군가의 뒤를 따라가게 만든다.
마음이 움직이고, 발걸음이 움직이고, 감정이 이끌린다.
무풍한송로 정자 앞
일렁이는 샤천이 펄럭이며 사람의 머리 위에서 흩날린다.
그 결 속에서 우리는 잠시 걸음을 늦춘다.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과 조심스러운 망설임 사이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감정이 지나간다.
무풍한송로3
고요한 송수정 뒤편, 나이테 조명이 은은하게 퍼지고 빛들이 숲 속을 떠다닌다.
피어오르는 안개 사이로 빛줄기가 만들어지며 길을 밝힌다.
이곳은 여정을 지나 다시 마주하는 또 다른 시작점.
무풍한송로4
여러 겹의 샤천 사이로 서서히 다가간다.
천천히 다가갈수록 빛이 짙어지고, 그 빛은 어느 순간 내 피부에 닿는다.
많은 인연들이 지나간 흔적을 내 몸으로 느끼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인연이 될 수 있도록 흔적을 남긴다.
무풍한송로 담벼락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바닥과 벽에 색이 번져간다.
무지개 색의 조명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파동.
너와 나의 걸음이, 이 공간에서 이어진다.